기후가 보내는 경고를 우리는 듣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평범한 여름을 보낸 해는 언제였나요?” 만약 이 질문에 명확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도 이미 기후위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이다. 어느덧 봄은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남은 듯한 계절, 한밤중에도 식지 않는 도시의 열기, 예고 없는 폭우와 가뭄은 더 이상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의 현관 앞까지 도달했다.
2023년, 유럽에서는 한낮 기온이 45도를 넘는 ‘살인적 더위’가 이어졌고, 캐나다의 산불은 대륙 전체에 유독한 연기를 퍼뜨리며 미국 동부의 공기 질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우리나라 역시 한강이 말랐다가 다시 넘치는 기이한 풍경을 반복하며, 더 이상 ‘예외적인’ 기후란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기후위기는 이제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시작되었고, 점점 더 빠르게, 그리고 강력하게 우리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 문제는 이제 하나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왜 지금, 기후위기가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가?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2도 상승했다. 과학자들은 1.5도를 넘어서면 ‘티핑 포인트’, 즉 되돌릴 수 없는 파국의 경계에 도달한다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속도라면 2030년 이전에 그 경계선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그 시작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인간의 에너지 사용이다. 지구 대기에 쌓인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를 유발했고,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이로 인해 해빙은 가속화됐고, 바다의 열팽창은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강수량의 불균형은 물부족과 폭우라는 양극단을 낳았다.
더 큰 문제는 기후위기가 단지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경제와 정치, 사회, 개인의 삶을 전방위적으로 침투한다. 식량 가격의 급등, 기후 난민의 발생, 전염병 확산, 전력망 붕괴… 기후위기는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모든 시스템을 시험에 들게 한다.
누가, 어떻게 이 위기를 말하고 있는가?
기후위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과학자들의 경고다. 세계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현재와 같은 배출이 계속된다면, 인류는 금세기 안에 되돌릴 수 없는 생태계 붕괴를 마주할 것”이라 경고했다.
하지만 과학자들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계도 긴장하고 있다. 블랙록(BlackRock)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기후위기를 ‘21세기 최대 리스크’로 간주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로 자본의 흐름을 재편하고 있다. 실제로 화석연료 기반 산업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재생에너지와 기후기술 분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청소년 기후운동가들은 전 세계적인 연대를 이끌고 있고, 많은 국가들이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제도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후국회’, ‘기후정의 시민행동’ 등이 사회적 운동의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여전히 기업의 그린워싱, 정치권의 이슈 회피, 시민사회의 낮은 감수성 등 해결해야 할 장벽이 많다.
기후위기를 막을 시간은 정말 없을까?
“이미 너무 늦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과학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지금 당장 행동하면 늦지 않다는 것이 기후과학의 일관된 메시지다. 문제는 속도다.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하게,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태양광과 풍력은 이제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신규 발전 설비 중 83%가 재생에너지로 구축됐다. 배터리 기술과 전기차 보급률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도시 차원에서도 움직임이 있다. 파리는 2030년까지 디젤 차량을 퇴출하고, 전체 대중교통을 전기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역시 '2050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그린 모빌리티와 에너지 자립 확대에 힘쓰고 있다.
개인의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행동은 가능하다. 육식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효율 제품 사용은 소소해 보이지만, 집단적으로 실천된다면 막대한 파급력을 갖는다.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인가?
기후위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이고, 이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숙제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타오르고 있는 산불과, 사라져가는 산호초, 물에 잠긴 도시들은 어떤 대답을 원할까?
우리는 더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정상, 즉 기후위기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이다. 그 길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기다릴 시간도, 남 탓할 여유도 없다.
우리가 바꿔야 한다. 나부터, 지금부터.
[칼럼-이택호 기사 제공]
칼럼니스트
수원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사)한국경영문화연구원 원장
장수기업 전문가
농업경영교육 전문가
변화와 혁신 및 리더의 역량강화 전문가
“죽기전에 더 늦기전에 꼭 해야 할 42가지"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