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층의 건강 지표에 치명적인 적신호가 켜졌다. 흔히 중장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 대사질환이 20대와 30대 청년층의 일상을 조용히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방역 당국이 심장 및 뇌혈관 계통 중증 질환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전 국민적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9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을 맞이해 전국 지자체와 공동으로 '자기혈관 숫자알기, 레드서클(Red Circle) 캠페인'을 본격 전개한다고 1일 발표했다. 붉은 고리를 의미하는 레드서클은 막힘없이 맑고 건강하게 순환하는 혈류를 상징하는 캠페인 브랜드다. 당국은 이번 대국민 소통을 통해 개개인이 자신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지표를 정확히 인지하고 꾸준히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특히 20대 청년기부터 선제적인 관리에 돌입해야 평생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건강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국내 사망 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뚜렷해진다. 심장질환은 전체 사망 원인 2위에 올라 있으며, 뇌혈관질환은 4위, 당뇨병과 고혈압성 질환은 각각 7위와 8위를 기록할 만큼 치명적인 파급력을 지닌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단일 질병 기준으로 고혈압 진료비가 연간 4조 5천억 원, 당뇨병이 3조 3천억 원에 달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점이다. 심뇌혈관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발현되어 생명을 위협하므로, 선행 인자인 혈압과 혈당 수치를 사전에 통제하는 조기 진단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남녀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지난 10년 동안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30.7%, 고콜레스테롤혈증은 30.2%, 당뇨병은 14.8%로 나타나 국민 상당수가 대사 증후군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방증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아, 60대 이상의 노년층은 절반 이상이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으며 4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의료계 안팎에서 가장 경계하는 지점은 청년층의 참담한 '질환 인지율'과 '치료율'이다. 19세 이상 전체 성인의 질병 인지율은 평균 70%를 상회하며 양호한 수준을 보였으나, 2030 세대의 지표는 심각한 바닥 수준에 머물렀다. 실례로 20대 고혈압 유병자 가운데 의사로부터 공식적인 진단을 받은 비율은 불과 22.1%에 그쳤다. 이는 청년 고혈압 환자 5명 중 4명가량이 자신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당뇨병 인지율 역시 20대는 48.8%에 불과했으며, 고콜레스테롤혈증 인지율은 13.9%로 처참한 수준을 기록했다.
인지율의 결핍은 필연적으로 치료 방치로 이어진다. 전체 성인의 고혈압 치료율이 74.0%에 달하는 반면, 20대 환자의 치료율은 20.0%에 머물렀다. 30대 유병자들 역시 고혈압 치료율 35.5%, 당뇨병 43.0%, 고콜레스테롤혈증 15.2%를 기록하며 질환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맹신하여 정기 검진을 건너뛰고 자극적인 식습관에 노출된 결과가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당국이 제시하는 '정상 혈관 숫자'는 명확하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이완기 혈압 80mmHg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공복 상태의 혈당은 100mg/dL 미만, 혈액 내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00mg/dL 미만으로 통제해야 안전선에 들 수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9대 생활수칙' 역시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첫째, 흡연은 혈관 벽을 파괴하는 주범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둘째, 음주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통곡물과 채소, 생선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규칙적으로 챙겨야 한다.
넷째,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실천해 심폐 기능을 끌어올려야 한다.
다섯째,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므로 본인 체형에 맞는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사수해야 한다.
여섯째, 과도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혈관 지표를 꼼꼼히 측정해야 한다.
여덟째, 이미 대사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응급 전조증상을 숙지하고, 발현 즉시 지체 없이 119 구급대를 호출해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9월 한 달간 지역 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대대적인 오프라인 캠페인을 펼친다. 청년 직장인들의 동선을 고려하여 관공서, 대학가, 산업 단지 주변에 '레드서클 존'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현장에서 간편하게 혈관 수치를 확인해 주는 밀착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질병관리청 역시 공식 건강정보 포털 누리집을 통해 '자기혈관 숫자알기 OX 퀴즈' 등 흥미로운 참여형 이벤트를 개최하며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앞장설 방침이다.
침묵의 장기인 혈관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뒤에야 비로소 치명적인 고통으로 신호를 보낸다. 20대부터 꼼꼼하게 기록하고 관리하는 혈관 숫자는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서 평생의 활력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건강 보증수표가 될 것이다.
"나아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과 젊음에 대한 과신은 침묵의 살인자인 심뇌혈관질환을 키우는 완벽한 자양분이다. 20대부터 자신의 혈압, 공복혈당, 콜레스테롤 지표를 정확히 암기하고 통제하는 습관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다. 이번 레드서클 캠페인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모든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재설계하는 분수령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