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녕은 넓은 들판과 습지, 크고 작은 물길이 어우러진 고장입니다.
농사를 중심으로 살아온 창녕 사람들의 밥상에는 들과 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지혜롭게 활용한 음식이 많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논고동무침은 논과 물길에서 얻은 작은 고동을 손질해 매콤하고 새콤하게 버무려 먹던 창녕의 토속적인 맛을 담은 음식입니다.
논고동은 크기는 작지만 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감칠맛을 지닌 식재료입니다. 깨끗한 물에 충분히 해감한 뒤 삶아 살을 발라내면 작고 단단한 고동살 특유의 탄력 있는 식감이 살아납니다. 손질하는 데 많은 품이 들지만, 그 수고만큼 깊은 맛을 내는 것이 논고동 요리의 매력입니다.
논고동무침은 고동살의 식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삶은 논고동을 오래 익히거나 다시 볶으면 질겨질 수 있으므로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뒤 양념에 가볍게 버무립니다. 고춧가루와 고추장, 식초, 매실청, 다진 마늘을 기본으로 양념장을 만들고, 논고동의 구수한 맛을 해치지 않도록 양념은 지나치게 되직하지 않게 준비합니다.
여기에 미나리와 오이, 양파를 더하면 향과 식감이 한층 풍성해집니다. 미나리는 먹기 좋은 길이로 가지런히 썰고, 오이와 양파는 가늘게 채 썰어 논고동과 함께 버무립니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아주 조금 두르고 통깨를 가볍게 뿌리면 매콤하고 새콤한 맛 사이로 고소한 향이 은은하게 살아납니다.
논고동무침은 갓 지은 밥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농사일을 마친 뒤 막걸리 한 사발에 곁들이던 별미이기도 합니다. 쫄깃한 고동살을 씹을수록 퍼지는 감칠맛과 미나리의 향긋함, 새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웁니다.
요리책에서는 깊이감 있는 검은 무광 원형 도자기 접시에 논고동무침을 너무 넓게 펼치지 않고 중앙으로 소복하게 담아냅니다. 논고동살이 충분히 보이도록 채소의 양을 절제하고, 미나리는 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결을 살려 담습니다.
위에는 가늘게 어슷 썬 청고추와 홍고추를 몇 조각만 올려 색감을 더하면 소박한 향토음식에서도 명인의 정갈한 손맛이 느껴지는 상차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창녕 논고동무침은 귀하고 화려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아닙니다. 논과 물길에서 얻은 작은 식재료를 버리지 않고 정성껏 손질해 한 접시의 별미로 만들어 낸 삶의 음식입니다.
작은 논고동 한 알에도 창녕 들녘의 계절과 농촌 사람들의 부지런한 손길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논고동무침은 오래된 경남의 밥상을 기억하게 하는 정겨운 향토음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