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수를 어려워한 진짜 이유, 구구단과 나눗셈의 빈틈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A군은 약수와 배수 단원에서 유난히 어려움을 겪었다. 수업 시간에 개념 설명을 들을 때는 "이해했어요"라고 대답했고, 코치의 도움을 받으면 문제도 풀 수 있었다. 하지만 혼자 문제를 풀기 시작하면 금세 손이 멈췄다.
"18의 약수를 모두 찾아 보세요."
문제를 읽고도 A군은 한참 동안 숫자만 바라봤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몰랐다. 몇 번을 계산해도 답이 맞지 않았고, 결국 "어려워요"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약수 개념의 이해부터 다시 시작했다. 개념을 노트에 정리하고 비슷한 유형을 반복해서 연습시켰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약수를 찾는 문제만 나오면 자신감부터 떨어졌다.
코칭 과정에서 학습 상태를 하나씩 확인해 보니 원인은 예상과 달랐다. 약수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구구단과 나눗셈이 충분히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예를 들어 24의 약수를 찾는 문제에서 "24를 만드는 곱셈이 뭐가 있을까?"라고 묻자 A군은 6×4는 바로 말했지만 3×8이나 2×12는 한참을 생각했다. 24를 3으로 나누면 나누어 떨어지는지도 계산기를 쓰듯 하나씩 계산해야 했다. 약수를 찾기 전에 필요한 기초 연산이 아직 자동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많은 학생들이 약수 단원에서 막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약수는 새로운 계산 방법을 배우는 단원이 아니다. 구구단과 나눗셈을 바탕으로 규칙을 찾아내는 단원이다. 기초가 흔들리면 약수 개념도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약수 문제를 멈추고 구구단부터 다시 시작했다
원인을 파악한 이후 더이상 약수 단원의 문제는 풀지 않았다. 대신 구구단과 나눗셈을 다시 다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구구단을 순서대로 외우게 하지 않았다. "7×6은?", "42를 만드는 곱셈은?", "42÷7은?"처럼 곱셈과 나눗셈을 연결해서 말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또 하나의 질문을 자주 던졌다.
"이 수를 만들 수 있는 곱셈은 또 없을까?"
처음에는 A군이 쉽게 답하지 못했다. 하나를 말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코치는 바로 다음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잠시 기다려 주고,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 보게 하고, 이미 알고 있는 구구단을 떠올리도록 도왔다.
며칠이 지나자 변화가 나타났다.
24를 보면 예전처럼 무작정 나눗셈부터 하지 않았다. "1×24, 2×12, 3×8, 4×6이 있네요."라고 먼저 말하기 시작했다. 곱셈을 떠올리자 약수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었다.
기초를 다시 쌓자 수학 자신감도 함께 자랐다
이후에는 매 시간 새로운 문제만 풀지 않았다. 지난 시간에 했던 약수 문제를 한두 개씩 다시 풀어 보게 했다. 숫자만 바꾸어 비슷한 문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여전히 시간이 걸렸지만 점점 풀이 순서가 일정해졌다.
"먼저 곱셈을 떠올려 볼게요."
"나누어 떨어지는 수부터 찾아볼게요."
이처럼 스스로 풀이 순서를 말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정답을 맞히는 횟수뿐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문제를 보자마자 막막해했지만, 이제는 무엇부터 확인하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하며 풀이를 시작했다.
코치와의 상담을 통해 부모의 질문 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왜 이것도 모르니?”라고 다그쳤다면, 이제는 “어떤 곱셈이 먼저 떠오르니?”라고 물으며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다. 아이도 부담을 덜 느끼고 자신의 힘으로 답을 찾아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약수 단원은 많은 아이들에게 첫 번째 고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이 반드시 약수 개념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구구단과 나눗셈처럼 이전 학년에서 배운 내용이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기초를 다시 다지는 과정은 뒤처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후의 배수, 공약수, 공배수는 물론 분수와 비율 같은 다음 단원까지 이어지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A군의 변화도 특별한 비법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어려운 문제를 더 많이 푼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구구단과 나눗셈이라는 기초를 다시 쌓은 것이 약수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