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으로 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절약 방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공간으로 냉장고를 꼽는다. 냉장고 속에서 잊혀진 채 버려지는 식재료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가정이 식재료를 구매한 뒤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폐기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반복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48)는 주말마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지만 냉장고 깊숙한 곳에 보관해 둔 채소와 반찬을 자주 버리게 된다. 그는 "필요할 것 같아 샀는데 사용 시기를 놓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정리만 잘해도 식비를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례로 주부 박모 씨(54)는 냉장고 정리 후 한 달 식비가 약 15%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한눈에 보이게 정리하니 중복 구매가 줄었고 남은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냉장고 정리를 단순한 청소가 아닌 가계 관리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먼저 냉장고 안을 비우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나 장기간 방치된 식재료를 정리해야 한다. 이후 식재료를 종류별로 구분해 보관하면 필요한 재료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음식물 폐기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먼저 산 식품 먼저 먹기(FIFO, First In First Out)' 원칙은 가장 효과적인 냉장고 관리 방법으로 꼽힌다. 새로 구입한 식품은 뒤쪽에 두고 기존 식품은 앞쪽에 배치하면 자연스럽게 먼저 소비할 수 있다.

냉장고 문에 메모지를 부착하거나 스마트폰 메모 기능을 활용해 현재 보관 중인 식재료를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 통해 장보기 전 필요한 품목을 확인할 수 있어 충동구매와 중복구매를 예방할 수 있다.
냉동실 관리 역시 중요하다. 육류나 생선은 소분해 날짜를 표시한 뒤 보관하면 사용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또한 남은 반찬은 소량씩 나누어 보관해 필요할 때 활용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가정경제 전문가들은 "냉장고는 작은 창고가 아니라 식재료 순환 공간"이라며 "정리 상태가 곧 식비 수준을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냉장고 속 식재료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수십만 원의 식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버려지는 음식은 곧 버려지는 돈이다. 냉장고 정리라는 작은 습관이 식비 절약은 물론 환경 보호와 건강한 소비생활까지 연결되는 현명한 재테크의 시작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