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해 주경섭 박사 칼럼] 대자연의 천연 위장약, 붕어염반산(鯽魚鹽礬散)과 석수어염반산(石首魚鹽礬散)의 진실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기자 = 물고기의 진짜 약성(藥性)은 부드러운 살코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 특히 아가미 근처에 자리한 아주 얇은 흰 뼈와 체내 깊은 곳에 축적된 정기(精氣)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한방과 민간 신약(神藥) 전통에서 수백 년간 이어 내려온 '어염반산(魚鹽礬散)', 혹은 '어염반환(魚鹽礬丸)'의 뿌리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한의학이 밝힌 붕어(鯽魚)의 본성이 오행 중 유일한 토(土)의 생명이라는 것이다. 한의학의 오행(五行) 이론에서 물고기는 본래 화(火)의 기운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물속에 살면서도 불의 성질을 지닌 생명체라는 것이 한의학의 전통적인 인식이다. 

 

그런데 단 하나의 예외가 존재한다. 바로 붕어(鯽魚), 즉어(鯽魚)라고도 불리는 이 민물고기다. 《산림경제(山林經濟)》 제4권 치약(治藥) 편은 《증류본초(證類本草)》를 인용하여 "모든 고기는 모두 오행(五行)의 화(火)에 소속되었으나, 붕어만은 토(土)에 소속되었다. 그래서 조위(調胃)하고 실장(實腸)하는 공효(功效)가 있다"고 명확히 기록하고 있다. 모든 물고기가 화(火)에 속할 때 홀로 토(土)의 자리에 선 붕어. 이 유일한 예외적 지위가 바로 붕어가 수천 년간 위장의 영약으로 쓰여 온 이유를 설명해 준다.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湯液篇)에서도 붕어(鯽魚)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溫)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비위(脾胃)를 고르게 하고 장위(腸胃)를 두껍게 하며,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한다. 수종(水腫)을 제거하고 허약한 몸을 보한다. 

 

특히 여러 물고기 가운데서 가장 먹을 만한 것"이라 하여 극찬에 가까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비경(脾經), 위경(胃經), 대장경(大腸經)에 두루 작용하는 붕어는 오장(五臟)을 보하고, 위기(胃氣)를 고르게 하며,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는 대표적인 보비(補脾) 식품으로 동아시아 의학 전통 전반에서 일관되게 인정받아 왔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도 붕어는 약재로 등재되어 있다. 순채(蓴菜)와 함께 국을 끓여 먹으면 위가 약하여 음식이 내리지 않는 증상을 다스리고, 회를 쳐서 먹으면 오래된 적리(赤痢)와 백리(白痢)를 다스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붕어가 토(土)에 속하므로 위장 기능을 조화시키고 소화를 돕고 소장과 대장을 강화시켜 몸을 보하며 혈당을 내리는 작용이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붕어의 위장 보호 효능은 수백 년에 걸쳐 동아시아 의학 체계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기록된 사실이다.

 

필자는 인산 선생의 유일한 계승자로 스승께 배운 천연 광물, 동물, 식물 약재를 우주의 오행 질서와 결합시켜 해석하고 계승 발전시키면서 독자적인 도해 본방의약의 체계를 수립하였고 이를 출판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스승께 배운 어류(魚類)를 약재로 활용한 방제(方劑), 특히 참조기와 붕어를 죽염·백반과 결합한 어염반(魚鹽礬) 계열의 처방은 위장 질환에 대한 것이다.

 

참조기는 민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길이는 30cm 가량이며, 몸빛은 회색을 띤 황금색이고 입술은 붉스름하다. 우리나라 서남해 일대, 특히 전라남도 연해와 황해도 연평도, 평안북도 대화도 근해의 간석지에서 많이 살며, 발해만과 대만 근해에도 분포한다. 황석어(黃石魚)라고도 불린다.

 

스승께서는 이 참조기를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우주론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뭇별 가운데 토성(土星)의 별정기(別精氣)를 응하여 화생(化生)된 물체이므로 맛이 고소하고, 각종 암약(癌藥)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서해 바다 속에서 생장(生長)하므로 체내에 영약(靈藥)을 함유하게 된다"고 하셨다. 

 

토성의 정기를 받아 태어난 생명체이기에 맛이 토(土)의 맛, 즉 달고 고소한 단맛을 지니며, 서해의 풍부한 광물 성분이 녹아든 바닷속에서 자라나 그 몸속에 온갖 영약의 성분을 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참조기 머리에 있는 딱딱한 흰 뼈다. 스승께서는 이 흰 뼈가 신장결석(腎臟結石)과 담낭결석(膽囊結石)의 치료제가 된다고 하셨다. 이 뼈를 살짝 구워 빻은 가루에 석위초(石葦草)를 달여 만든 엿으로 알약을 빚으면 결석을 다스리는 처방이 완성된다.

 

이처럼 참조기는 위장을 보하는 보비제(補脾劑)이자 결석을 다스리는 이수제(利水劑)로서의 이중적 약성을 함께 지닌 영약으로 자리매김된다. 석수어염반환(石首魚鹽礬丸)의 처방과 포제(炮製)의 위대한 지혜를 살펴보면 참조기는 비위(脾胃)를 보(補)하여 입맛을 돋우는 등 약성이 풍부하여 여러 가지 약으로 응용된다. 

 

특히 비위가 차서 죽염을 복용할 때 울렁거리는 사람에게는 조기 뱃속에 죽염을 넣고 구워 만든 석수어염반환을 쓰면 약효가 월등해진다고 하였다. 여기서 '비위가 차서 죽염을 복용할 때 울렁거린다'는 대목이 중요하다. 죽염은 그 자체로 강력한 약성을 지닌 것이지만, 위장이 지나치게 허냉(虛冷)한 사람에게는 그 강렬한 기운이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다. 

 

이때 죽염을 참조기의 뱃속에 넣어 함께 구워 포제(炮製)하면, 조기의 토(土)의 기운이 죽염의 강렬함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 위장에 무리 없이 흡수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단순한 재료의 조합을 넘어선 포제(炮製)의 묘미다.

 

제조 방법은 먼저 조기의 배를 가르고 그 속에 죽염 10숟갈과 백반(白礬) 5숟갈을 채워 넣은 다음, 가는 쇠실로 배를 단단히 동여맨다. 그런 다음 고찰(古刹)의 오래 묵은 기와를 준비한다. 

 

기와 두 장을 구하여 그 위에 닥나무로 만든 황지(黃紙)를 세 장씩 펴되, 약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종이 양쪽 끝을 안쪽으로 접는다. 그 위에 조기 6에서 8마리를 나란히 얹고 숯불로 기와를 서서히 달궈 조기가 완전히 타도록 구워내는데 이것을 '소회존성(燒灰存性)'이라고 한다.

 

이렇게 완전 탄화(炭化)가 이루어지면 타고 남은 재를 빠짐없이 긁어모아 고운 분말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꿀을 오래 끓여 수분을 충분히 증발시킨 뒤, 그 꿀에 참조기 재가루를 반죽하여 알약을 빚는다. 이것이 석수어염반환(石首魚鹽礬丸)이다.

 

이 처방에서 오래된 기와를 사용하는 이유, 황지를 겹쳐 깔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반드시 숯불을 써야 하는 이유는 모두 포제의 정밀한 온도 조절과 약물 성분의 보존, 그리고 기와와 황지의 광물 성분이 약에 흡수되어 상승효과를 낸다는 것은 스승께서 필자에게 직접 전수해 주신 의론에 근거한 것이다.

 

백반(白礬)의 강력한 독성과 제독(除毒)의 비법이 핵심이다. 이 처방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백반(白礬)은 한방에서 오래전부터 강력한 수렴(收斂) 작용과 소염, 항균 작용을 지닌 약재로 활용되어왔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대소장 궤양, 식도염 등으로 점막이 헐고 상처가 나 있을 때 이를 수렴하고 아물게 하는 양약(良藥)이지만, 문제는 날것 그대로 쓰기에는 그 독성과 자극성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데 있다. 가공하지 않은 생백반을 위장에 직접 투여하면 오히려 점막을 더욱 손상시킬 위험이 크다.

 

스승께서는 이 점을 명확히 지적해 주셨다. "백반 역시 각종 종처(腫處)의 양약(良藥)이나 독성(毒性)이 잔류되어 있어 참조기 등으로 제독(除毒)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백반을 참조기나 붕어의 뱃속에 넣고 숯불에 완전히 구워 탄화시키는 과정이 바로 이 제독을 위한 핵심 단계다. 

 

이 과정을 거치면 백반의 강한 독성은 물고기의 체내 영약과 뼈의 성분에 의해 완벽히 중화되고, 그 독기가 사라진 자리에는 위 점막을 보호하고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는 순수한 약성만이 남게 된다. 백반을 참조기 뱃속에 넣고 구워내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대소장궤양, 암 등의 치료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이것이 바로 한의학 포제 기술의 정수다. 독(毒)을 다른 자연물의 힘으로 중화하되, 그 약성은 온전히 살려 최대한의 치유력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 이러한 철학은 오늘날 약학의 관점에서도 배합(配合)과 상수(相須), 상외(相畏)의 원리로 설명될 수 있는 고도의 경험 과학이다.

 

붕어를 활용한 붕어염반산(鯽魚鹽礬散)은 위장병을 다스리는 '금(金)'과 같은 존재다. 스승께서는 석수어염반환을 만들 때 참조기 대신 붕어를 써도 된다고 하였다. 다만 이 경우 반드시 "조기 크기만 한 30cm 가량의 것을 써야 한다"고 엄격히 규정하셨다. 작은 붕어는 체내에 흙의 정기(精氣)가 아직 부족하여 비린 맛이 앞서고 따라서 약효가 덜 난다는 것이다.

 

이 30cm라는 기준은 단순한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붕어가 민물 바닥에서 오랜 세월을 버텨 30cm 이상으로 자라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 모진 세월 동안 대지의 정기와 물속 미네랄을 흡수하며 축적된 영약의 농도가 바로 그 크기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형 토종 붕어의 머리뼈에는 위장병을 다스리는 최고의 '금(金)'과 같은 영약이 농축되어 있다. 30cm가 넘는 대형 토종 붕어를 구하기 어려운 만큼 더 귀하다. 생선 머리 속의 얇은 뼈야말로 위장병을 다스리는 최고의 존재라 하셨다.

 

이렇게 만들어진 붕어염반산의 효과는 극심한 역류성 식도염으로 가슴이 타들어 가는 환자에게 이 가루를 처방하면, 탕약을 먹고 방문을 나서기도 전에 속이 편안해질 정도로 뛰어난 진정 효과를 발휘한다고 스승께서 의서도 기록하셨다. 

 

단순히 위산을 중화하는 차원을 넘어, 위벽 전체를 단단하게 감싸 안는 천연 코팅제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의 상처 난 점막 위에 보호막을 형성하고, 그 아래서 세포 재생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작용이 바로 이 처방의 핵심이다.

 

물고기의 진짜 영양과 약성이 머리와 그 안의 얇은 뼈에 집중된다는 사실은, 오행의 언어로든 현대 영양학의 언어든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어류의 머리와 뼈 부위에서 추출되는 특수 콜라겐과 다량의 미량 광물질(미네랄)과 아미노산 복합체가 세포의 재생을 돕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현대 과학의 연구 결과들은 선조들의 경험 의학이 단순한 미신이 아닌 '축적된 경험 과학'의 산물임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독을 약으로 만드는 법제는 오공(蜈蚣, 지네)의 발끝에서 항염증 및 신경 활성 물질이 발견되고 석룡자(도마뱀)에서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분석되듯, 붕어와 조기의 머리, 뼈속에 담긴 효능 역시 오늘날 과학의 창으로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필자는 과거의 경험을 답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통 의서의 기록과 스승의 가르침을 현대 과학으로 검증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스승께서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단순히 어떤 약재가 어떤 병에 효과가 있다는 처방 목록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경외(敬畏)의 회복이었다. 뭇별의 정기를 받아 화생(化生)된 생명체, 서해 바다의 광물 성분을 수십 년간 흡수하며 자란 조기, 민물 바닥의 대지 정기를 온몸에 담은 대형 붕어. 이 모든 생명들 속에는 인간이 아직 다 읽어내지 못한 치유의 언어가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붕어염반산이나 석수어염반환이 역류성 식도염과 위장 질환에 미치는 전 과정이 현대 의학적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모두 입증된 상태는 아니다. 이는 전통 경험방(經驗方)으로서 수백 년간 민간과 한의학 현장에서 사용되어 온 소중한 지혜이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와 체질에 따라 그 적용은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자연은 여전히 거대한 약재 창고다. 지네의 발톱 끝에 숨겨진 독성, 도마뱀의 질긴 생명력, 그리고 거친 서해 바다와 깊은 민물 바닥에서 자라난 물고기의 머리 뼈 한 조각까지. 거친 자연 속에서 선조들이 온몸으로 체득한 비방(秘方)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자연은 정복과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깊은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고 배워야 할 가장 오래된 의학 교과서라는 것이다.

 

[칼럼제공] 도해(道海) 주경섭 박사는 인산 선생의 유일한 계승자이자 애제자로 자죽염을 비롯한 유황오리양엿, 안수, 천연 발효 광물 의약품 연구에 40년 이상 매진해 온 자연의학 연구자로, 스승의 가르침에 대해 현대적 재해석과 전통 한방 약재의 과학적 검증을 이어가고 있으며 도해 본방약전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도해몰 - https://dohaemall.com

 

작성 2026.06.17 09:28 수정 2026.06.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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