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한 알에 사랑

 

달걀 한 알에 사랑

 

나는 사람 사이의 진심은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 믿음은 오래전 한 산골 분교에서 일어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한 선생님이 있었다.
유난히 마른 체구였고,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웃어주는 눈을 가진 분이었다. 

분교에 부임한 그는 학교 근처 작은 마을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마을은 작았다.
작다는 말로도 충분하지 않았다.
버스도 하루 몇 번 오지 않는 곳, 가게라고는 할머니가 혼자 운영하는 작은 구멍가게 하나뿐!
그곳에서 선생님은 가끔 달걀을 사오곤 했다.

 

할머니는 언제나 말씀하셨다. “달걀 한 개에 150원이여.”
선생님은 처음에는 특별한 생각 없이 150원을 건넸다.

 

하지만 몇 번을 오가며 보니, 할머니는 직접 닭을 돌보고, 달걀을 닦고, 종이에 곱게 싸서 내어주고 있었다.

작은 가게, 작은 체구, 그리고 작은 손길.
그 모든 것이 선생님 마음속에 묘한 울림을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달걀 한 개에 200원을 드렸다.

그 순간 할머니는 놀라며 손사래를 치셨다. “아이고 그러면 안 되지. 선생님 돈 아껴야지.”
그리고는 꼭 쥔 50원을 억지로 선생님 손에 쥐여 주었다.

선생님은 도리어 미안해졌다. 할머니를 돕고 싶은 마음에서 였는데ᆢ, 할머니는 오히려 선생님을 걱정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선생님이 가게에 들렀다가 우연히 이런 대화를 듣게 된다. “할머니, 달걀 한 알에 250원에 살게요. 유정란이라면 비싸게 팔아도 없어서 못 판다니까요.
오늘 있는 거 다 주셔요.” 달걀 장수의 말투는 자신만만했다.
할머니에게는 분명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근디 요 몇 알은 안 돼. 학교 새로 오신 선생님께 드려야 혀.  먼 데서 아이들 가르치러 오셨는데…
살 좀 붙으면 좋겄어. 너무 마르셨더라고.”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자신은 할머니를 돕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도움을 주고 있던 건 할머니였다.
한 알의 달걀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선생님은 깨달았다. 타인을 배려한다는 건 거창한 것을 주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따뜻한 것을 건네는 것이라는 걸.

 

세상에는 가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은 손해를 보면서도 누군가의 하루가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사람ᆢ.

그런 사람은, 계산하는 법보다 채워주는 법을 먼저 배운 사람이다.
우리는 종종 더 많이 가지려고 애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건네는 사람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알고 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얼마나 자주, 기꺼이, 손해를 보아봤는가?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그 사람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한 힘이 될 수 있다. 달걀 한 알의 가격은 150원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배려의 온도였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건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반드시 돌아온다.
돌아오지 않아도, 이미 내 안에서 나를 따뜻하게 만든다.

   

작성 2025.11.18 16:17 수정 2025.11.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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