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기업은 없다. 하지만 같은 실수로 무너지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는 기업은 많다. 반면, 어떤 기업은 세 번을 넘어져도 네 번째에 다시 일어난다. 그들을 움직이는 건 자본도, 운도 아닌 단 하나, ‘끈기’다.
경제 침체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도 어떤 기업은 포기하지 않고 끝내 버텨냈다. 망했음에도 끝나지 않았고, 사라졌지만 다시 태어났다.
서울 성수동의 한 중소 제조업체는 2019년,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의 80%를 잃었다. 제품 재고는 쌓였고, 직원 월급조차 줄 여유가 없던 상황. 대부분이 폐업을 택했을 그 시점에 이 회사는 ‘리브랜딩’을 선택했다. 제품을 온라인 플랫폼에 올리고,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몇 달 만에 국내 판매가 해외 수출을 넘어섰고, 회생신청 직전의 회사는 단숨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단순한 ‘버티기’에 머물지 않았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움직였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 새로운 방식에 눈을 돌렸고, 변화에 대한 민첩한 반응으로 재도약에 성공했다.
또 다른 예는 기술 스타트업 A사다. 창업 초기 3년간 투자 유치 실패, 서비스 개발 지연, 핵심 개발자의 이탈까지 겪으며 끝없는 고통의 터널을 지났다. 하지만 이들은 사업 축소 대신, 오히려 고객의 니즈에 집중해 제품을 더 단순화하고, ‘기능 하나에 집중한’ 전략으로 다시 시장을 공략했다. 결과는? 2024년 기준, 해당 기능 하나만으로 월 3만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다시 돌아올 계획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위기를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방향 전환의 기회로 본 그들의 마인드셋이야말로 진짜 자산이었다.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던 기업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경기도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 ‘루닉스’는 다섯 번의 제품 출시 실패를 겪었다. 그들은 AI 기반의 헬스케어 제품을 만들었지만, 매번 사용자 불만과 기술적 결함에 부딪혀야 했다.
주변에서는 철수와 매각을 권했지만, 창업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곱 번째 시제품을 완성할 때까지 수익은 전무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반복된 실패를 분석했고, 마침내 의료기기 승인을 획득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일본과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하며 반전을 이뤄냈다.
한편, 전남 순천의 한 수제 간장 업체도 유사한 사례다. 전통 방식의 제조와 유통을 고집하던 이 업체는 초기 10년간 손실만 반복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쌓은 경험과 기술은 이후 TV 프로그램 출연과 함께 빛을 발했다. “그저 오래 하다 보니 버티는 게 기술이 됐다”는 대표의 말처럼, 이들의 성공은 한순간의 선택보다 지속적인 실패를 감내한 시간에서 비롯되었다.
성공은 드물게 오지만, 실패는 자주 온다. 그러나 중요한 건 실패 이후에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느냐는 의지다. 이런 기업들은 대개 ‘정답’을 찾아서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실험했기 때문에 끝내 성공에 도달했다. “계속하는 자가 이긴다”는 진부한 말이, 실제 경영 현장에선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이들은 증명하고 있다.
기업의 역사는 성공의 연속이 아니라, 실패의 반복 위에 세워진다. 이 기사에서 조명한 기업들은 모두 ‘실패 후 포기하지 않은 자들’이었다. 세 번 무너졌지만 다시 일어났고, 위기 속에서도 변화를 모색했으며, 끝없는 시행착오 속에서도 ‘이 길이 맞는지’보다는 ‘이 길이 끝은 아닌지’를 고민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끈기였다. 그것은 단순한 인내심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는 전략이자, 버텨야만 하는 이유였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다시 시도할 수 있었던 그 에너지야말로 오늘날 수많은 기업들이 배워야 할 교훈이다.
이제 기업 경영에서 성공의 정의는 달라지고 있다.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능력, 실패에 대한 회복 탄력성(resilience), 그리고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수용력이 핵심이 된다. 결국,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산은 돈도 기술도 아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