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사모 전환사채 발행 급증 현황 분석
최근 주식 시장에서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사모 형태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소형 변압기 제조업체인 에이텀의 경우, 올해 네 차례에 걸쳐 총 75억 원 규모의 사모 CB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바 있습니다 이 채권들은 일정 시점부터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어 있어, 향후 주가 상승 시 상당한 전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식 전환 없이 만기인 3년까지 보유하더라도 연 2~4% 수준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상장 기업들이 주식 연계 채권 발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사모 방식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해당 투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향후 CB의 주식 전환으로 인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가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전환사채 발행 규모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집계된 발행 규모는 약 2조 5천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증가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2년 약 4조 8천억 원, 2023년 약 7조 원, 그리고 2024년에는 8조 4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기업들이 CB 발행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자금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더욱 매력적인 조달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차전지 기업 엘앤에프는 지난 1월 1000억 원 규모의 CB를 2%의 만기 이자율로 발행했으며, 엘앤씨바이오와 윤성에프앤씨 등도 CB를 통해 각각 600억 원, 4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사모 CB는 신용평가나 증권신고서 제출과 같은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절차를 피할 수 있어 신속하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다수의 투자자를 상대해야 하는 공모 방식에 비해 관리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습니다.

기관과 '큰손'에게만 열린 고수익 투자 기회와 일반 주주 소외 문제
많은 투자자들은 CB를 '낮은 위험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으로 평가합니다. 채권으로서 원금 손실 위험이 비교적 낮은 동시에, 발행 기업의 주가 상승 시 주식 전환을 통해 추가적인 자본 이득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CB는 발행 후 1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합니다. 또한, 투자자를 위한 안전 장치인 '풋옵션'(조기 상환 청구권)이 부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정 기간 후 주가가 CB의 전환 가격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전환하여 매도 이익을 실현하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에는 풋옵션을 행사하여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주가 하락에 대비하여 전환가격을 조정하는 '리픽싱'(조건 변경) 조항이 포함된 경우도 있어, 이론적으로는 주가 하락 위험을 일부 방어할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B가 이러한 '알짜' 투자처로 꼽히는 것과 달리,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그림의 떡'과 같은 상황입니다.
대다수의 CB 발행이 소수의 특정 투자자에게 비공개적으로 판매되는 '사모'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CB를 발행한 78개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사 중 일반 공모 방식으로 발행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모든 발행이 투자조합, 기관 또는 기업 대주주나 경영진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개인, 혹은 상당한 자금력을 보유한 이른바 '큰손'들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수의 특정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투자 기회가 독점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전환사채 오버행 우려와 불투명한 유통 과정의 위험성
증권 시장에서는 기업의 CB 발행이 기존 주주들에게는 잠재적인 악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상당한 물량의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수 있어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매물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주식 전환 청구가 이루어지거나 CB의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이러한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주식으로 전환된 CB 규모는 원금 기준으로 총 3조 1천억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전환 시점의 주가를 고려할 때 4조 원 이상의 주식 물량이 시장에 출회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행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잠재적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전환가격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이 발동되면, 동일한 채권 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사모 CB를 인수한 소수의 투자자만이 주식 전환 등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반면,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모 CB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가 코스닥 시장에서 빈번하게 적발된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난해에는 차명으로 사들인 사모 CB의 가치를 부풀려 비싸게 팔아넘기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례가 있었으며, 기업 감사인의 '의견 거절' 정보와 같은 미공개 중요 정보를 미리 입수한 CB 투자자가 주식으로 전환한 후 재빨리 장내에서 대량 매도하여 부당 이득을 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자본 시장 관계자들은 "사모 CB는 공모 방식에 비해 유통 경로가 투명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로 인해 일부 코스닥 기업의 대주주나 관련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정부 당국은 전환사채 발행 및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란, 전환사채는 발행 기업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된 회사채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만기는 3년 내외이며, 주식 전환 가능성 때문에 일반 회사채에 비해 기본 금리는 낮은 편입니다. 투자자는 채권으로서의 안정성과 주식 전환을 통한 자본 이득 가능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증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