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 ‘학이편’에는 이런 말이 있다.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며, 행실은 삼가고, 말은 성실하게 하라. 이러한 일을 실천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그때 글을 배우라.”
이 문장은 수천 년 전 공자가 남긴 인생 지침이지만, 오늘날 조직 문화와 인재경영에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지식보다 인성, 실력보다 자세가 우선이라는 이 철학을 실천한 국내외 기업들이 있다.
독일의 ‘DM 드로게리 마르크트’ –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한 경영
독일의 대표적인 드럭스토어 체인인 DM(드로게리 마르크트)는 이익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경영’으로 유명하다. 창립자 괴츠 W. 베르너는 “회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며, 직원들을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자기 주도적 존재’로 대우했다.
직원들에게 자기계발 시간과 비용을 지원하고, 관리자 없이 자율적인 팀 운영을 지향한다. 그 결과, DM은 독일 내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히며, 고객 충성도와 지속적인 성장도 함께 이루고 있다.
국내의 ‘삼진제약’ – 사람 중심의 묵묵한 장수기업
제약업계에서 흔히 주목받는 대형 기업은 아니지만, 삼진제약은 수십 년간 윤리경영과 품성 중심의 인사원칙을 고수하며 조용한 신뢰를 쌓아온 기업이다. 이 회사는 ‘묵묵히 일 잘하는 사람’을 중시하며, 학벌이나 배경보다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사람을 우선 평가한다.
또한 신입사원에게도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기’라는 철학을 강조하며, 이익보다 사회적 책임을 먼저 인식하도록 교육한다. 외부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실 있고 안정적인 기업문화는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버트비(Burt’s Bees)’ – 가치 중심의 기업문화로 경쟁력 확보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진 버트비(Burt’s Bees)는 직원 채용 시 ‘가치관 일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환경, 생명, 공동체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은 실력이 뛰어나도 채용하지 않는다. 회사 내부에는 ‘지속가능성 전담 부서’뿐 아니라, 직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윤리기준이 존재한다.
기업 내 소통은 수평적이고, 이익의 일부는 사회에 환원된다. 고객은 단지 품질 좋은 제품이 아니라, 철학이 담긴 브랜드에 신뢰를 보내며, 버트비는 대형 브랜드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뚜렷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인성은 조직을 단단하게 만든다
‘지식은 쌓을 수 있지만, 사람됨은 키우기 어렵다.’ 이는 단순한 이상론이 아니다. 실제로 ‘인성을 먼저 보는 기업들’이 오래 살아남고, 깊은 신뢰를 얻으며, 내부 갈등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논어가 전한 고대의 메시지처럼, 좋은 사람이 결국 좋은 회사를 만든다. 조직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과 일하고 있는가”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