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 그룹, 이자 이익 힘입어 1분기 최고 성과 기록
국내 4대 주요 금융 지주사(KB, 신한, 하나, 우리)가 2024년 1분기에 총 5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이는 주로 대출과 예금 간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자 이익이 크게 기여한 결과입니다.
금융권 보고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약 4조 9,289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4조 2,215억 원) 대비 16.8% 증가한 수치입니다. 개별 그룹별로는 KB금융이 약 1조 6,97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2.9%라는 큰 폭의 성장을 보였습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각각 12.6%, 9.1% 증가한 순이익을 올리며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반면, 우리금융은 증권 자회사 출범 관련 비용 등의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순이익이 25.3% 감소하며 유일하게 역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호실적의 주요 동력은 이자이익이었습니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이자이익 총합은 약 10조 6,519억 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약 10조 4,046억 원) 대비 2.3% 늘어난 규모입니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도 동반 하락하여 은행의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1분기에는 예금 금리가 대출 금리보다 더 빠르게 조정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간의 차이는 1년 전에 비해 확대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부동산 시장 과열 및 가계 부채 증가 우려 등으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하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호실적 이면에 드리운 자산 건전성 악화와 수익 구조 편중 우려
다만, 1분기의 장밋빛 실적만으로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내수 부진과 같은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금융권의 자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 빌린 자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채권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4대 주요 은행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3개월 이상 연체된 회수 곤란 채권) 규모는 약 12조 6,150억 원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중반 처음 10조 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3개 분기 만에 2조 원 이상 급증한 수치입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일부 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은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수 및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취약 차주(상환 능력이 부족한 대출자)의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당장 금융 시스템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는 없지만,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경우 2분기 이후에는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금융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호 실적이 이자 이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됩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꾸준히 강조해 온 비은행 부문(증권, 보험, 카드 등)의 포트폴리오 강화 노력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일부 그룹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금융지주 수익 구조의 은행 편중 심화를 의미하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순이자마진이 축소될 경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집니다. 중장기적인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이자 이익 외 비이자 이익이나 비은행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진 보수, 사상 최고치 기록
한편, 이러한 은행권의 실적 개선은 경영진의 보수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요 시중은행 경영진의 성과 보수액이 최근 몇 년간의 최대 실적과 더불어 주가 상승에 힘입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주요 5대 시중은행 경영진(등기·비등기 임원 포함)의 2024년 성과 보수 총액은 약 324억 3,000만 원으로, 전년(약 224억 4,000만 원) 대비 44.5% 급증했습니다. 성과 보수 인상에 힘입어 경영진 전체 보수 총액도 약 752억 7,0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1%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 10년 간의 기록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경영진 보수는 과거 실적 평가에 따라 산정된 성과 보수의 일부를 현금으로 즉시 지급하고, 나머지는 일정 기간(보통 3년) 이연하여 주가에 연동된 방식으로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이연 지급분은 지급 시점의 주가를 반영하여 계산됩니다.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등에 나서면서 은행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특히 연말 이후 일부 조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점이 이연된 주식 보상금액 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