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I 박람회에서 확인한 ‘촉각 AI’와 실용화 혁신
최근 도쿄에서 개최된 AI 박람회에 직접 방문해 첨단 기술의 현주소를 체험했다. 단순한 시장 동향 파악을 넘어, AI가 실제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 이번 방문에서 일본은 ‘AI의 실용화’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촉각 AI’ 기술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시각과 청각을 넘어 손끝으로 가상의 질감을 느끼는 이 기술은,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가상 의류의 재질을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단순한 시연 단계를 넘어 상용화 직전 단계에 있으며, 방문객들은 마치 놀이공원에서 즐기는 듯한 몰입형 체험을 경험했다.
한국과 비교하면 일본은 ‘가능성’을 말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실제 사용 가능한 솔루션’을 보여주고 있었다. AI 개발과 활용 사이의 간극을 극복한 일본의 현실은 우리에게 ‘우리는 지금 AI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글로벌 메타버스 재도약과 AI 융합의 미래
메타버스 산업은 한때 큰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 구현의 한계와 고비용 콘텐츠 제작 문제로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이 한계를 점차 극복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텍스트, 음성,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서 맞춤형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산해 몰입감을 크게 향상시키며, 메타버스의 상업적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미국의 메타(구 페이스북)는 AI 비서가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 ‘하이퍼노바’ 출시를 준비 중이며, 애플 역시 공간컴퓨팅 기술을 중심으로 XR 헤드셋과 스마트 안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글로벌 빅테크는 AI와 확장현실(XR)을 융합해 현실과 가상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브리지 디바이스’를 선보이며, 메타버스 경험을 일상 속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메타버스가 단순한 가상현실을 넘어 ‘초연결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교육, 의료, 항공우주,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경영진 대다수가 메타버스를 생산 효율화와 예측 정비에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어 산업 전반에 걸친 확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 메타버스 산업의 현재와 해결해야 할 과제
반면, 한국의 메타버스 산업은 글로벌 흐름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네이버 ‘제페토’가 한때 글로벌 주목을 받았으나 기술적·플랫폼 확장성에서 한계를 보였고, 카카오 및 통신사들도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 축소나 중단을 겪으며 방향성을 재조정 중이다.
게임 업계 역시 메타버스 투자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넥슨, 컴투스, 넷마블 등 주요 기업들이 관련 부문을 축소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국내 생태계가 위축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엔터테인먼트, 교육, 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시도하지만, 자본과 기술력, 생태계 측면에서 글로벌 빅테크에 크게 뒤처져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가상융합산업 진흥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 관리, 개인정보 보호, 미성년자 보호 등 구체적인 규제 지침이 미흡해 혁신 서비스 개발에 제약이 많다. 이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기술의 방향성과 철학이 한국 AI·메타버스 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
일본과 글로벌 빅테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AI와 메타버스 기술은 단순한 개발 단계를 넘어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사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은 기술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방향성과 전략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수학적 능력보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며, 사람과의 연결을 통해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글로벌 추격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한국형 AI’와 메타버스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작점이며, 기술을 사람 중심으로 재설계할 때 한국도 AI·메타버스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