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이른바 '슈퍼리치'들이 부동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금융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고액자산가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총 3,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프라이빗 뱅커(PB)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설문 응답자에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부자 884명, 1억~10억 원 미만 대중부유층 545명, 그리고 일반 대중 581명이 포함됐다.
조사에 따르면 부자들의 33.6%는 올해 부동산을 매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매수를 고려한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자산가들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단기적인 투자처로 보기보다는, 침체기를 넘어선 이후의 '반등 시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실물 경기와 부동산 경기의 동반 악화를 우려하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와 경기 둔화의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산가들은 더 이상 과감한 부동산 투자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부자들은 금, 채권, 달러화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이나 안정적인 이자 수익이 기대되는 채권은 위기 상황에서도 자산을 지키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외화 자산을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대중부유층과 일반 대중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부유층 역시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부동산 매입에 대한 적극성은 줄어든 모습이다.
프라이빗 뱅커들에 따르면 자산가들은 여전히 부동산을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당장의 시장 진입보다는 '기다림의 미학'을 선택하고 있다. 급하게 사들이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책 변화나 금리 조정과 같은 큰 그림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대한 태도가 급변하면서, 자산운용 시장의 판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행보는 자산시장 전반에 파급력을 가지는 만큼, 그들의 선택은 향후 투자 트렌드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2025년, 자산가들의 투자 전략은 보다 신중하고 다각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과거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고금리와 경기 위축이라는 현실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고, 이에 대응한 부자들은 금, 채권 등 새로운 대안을 모색 중이다.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것이 진정한 자산가들의 모습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