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성장은 단순히 실적이나 규모로만 판단되기 어렵다. 진짜 경쟁력은 ‘지속 가능성’이다.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것은 ‘겸손’과 ‘자기성찰’이다. 뛰어난 역량과 기술력도 방심 앞에서는 무너지기 쉬운 법. 고사성어 ‘선유자익(善游者溺)’처럼, 능숙함이 오히려 실패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C사, ‘소통의 자신감’이 만든 위기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했던 국내 스타트업 C사는 한때 투자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였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직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가입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내부적으로도 "우리는 고객의 마음을 안다"는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그 자부심이 위기로 이어졌다. 고객 피드백을 “이미 검토한 의견”이라며 무시하고, 서비스 개편도 내부 판단 위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유료 사용자 이탈률이 증가했고, 앱스토어 평점은 4.8에서 3.6까지 하락했다.
위기를 자각한 뒤에서야 C사는 고객 의견을 전담하는 ‘VOC 리더십팀’을 신설하고, 대표가 직접 고객 인터뷰에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회복은 더뎠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겸손을 되찾은 이후 조금씩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유럽 중견 제조업체 D사의 ‘조용한 철학’
스웨덴의 산업용 기계 제조업체 D사는 설립 60년이 넘었지만, 시장 점유율보다 ‘제품 수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이 회사는 매출이 3년 연속 상승하던 시점에 오히려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전 직원 워크숍을 진행했다.
외부에서는 ‘불필요한 비용’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 뒤 이어진 QC(품질관리) 개선과 AS센터 확장 전략은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였고, 최근에는 전통 제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회사의 철학은 단순하다.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다면, 내일은 더 잘해야만 한다.” 이들은 능력보다 ‘끊임없는 성찰’이 회사를 살린다고 믿는다.
자기성찰 없는 성공은 오히려 독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은 자주 재해석된다. 투자 유치, IPO, 글로벌 진출 등 눈에 보이는 성과는 단기적 성공의 상징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성공이 오히려 경계심을 무너뜨릴 때, 진짜 위기가 시작된다.
겸손은 실패한 자가 가지는 태도가 아니다. 잘하고 있을 때 더 조심하는 사람만이 오래 간다. 그리고 그 태도의 출발점은 자기성찰이다. 기업이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사용자와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장기적 신뢰와 성장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다.
‘선유자익(善游者溺)’의 교훈을 다시 생각하다
‘선유자익(善游者溺)’은 단순한 옛말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능숙함에 안주하려는 이들에게 던지는 경고이자, 겸손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메시지다.
기업은 똑똑해서 망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스스로 똑똑하다고 착각해서 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