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일본·유럽 ESS 시장서 1조 원대 공급 계약 잇따라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의 CATL, BYD 등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분야의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일본과 유럽의 주요 기업들로부터 약 1조 원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따라 성사 시키며 주목 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중국 업체들을 앞서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대형 ESS 계약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 국면, 즉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3~4개의 유럽 기업과도 조 단위 ESS 공급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를 포함한 글로벌 수주액은 10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의 전자기업 옴론과 연말부터 5년간 2GWh 이상의 가정용 및 상업용 LFP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다. 계약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의 태양광 기업 F사와도 1조 원 이상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조율 중이며, 추가로 유럽 내 34개 업체와 총 1조,2조 원대의 계약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ESS 전환 전략, 중국 강자 추월의 핵심 요인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 시장에서 중국 CATL, BYD, EVE 등 강력한 경쟁자들에게 밀려 협상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ESS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LFP 배터리가 주로 사용되는데, 한국 기업들은 삼원계(NCM) 배터리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시장 흐름을 예측하고 일찍부터 LFP ESS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으며, 미국 미시간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했다. 미시간 공장은 다음 달부터, 폴란드 공장은 연말부터 ESS 배터리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 난징 공장도 ESS 생산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 기업 테라젠, 엑셀시오 등에도 7조 원이 넘는 ESS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에서의 ‘승전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전기차 수요 침체를 경험한 김동명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ESS용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결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신속한 조치를 단행했다.
LG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은 일본 옴론 및 유럽 업체들과 총 3조 원 규모에 달하며, 이들 계약은 조만간 최종 서명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 체결은 중국 강자들이 독점해온 일본과 유럽 ESS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첫 대형 수주를 성사시킨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ESS 수요처 인근에 생산 기지를 신속히 구축하고, 미국 미시간 공장과 유럽 폴란드 공장에서 각각 해당 지역 수요를 대응하고 있다. 옴론에 공급하는 물량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해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중국 소재 및 부품업체와의 협력도 확대해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LFP 배터리 개발과 글로벌 ESS 점유율 확대 전망
생산라인 전환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1년에서 1년 6개월 만에 미국, 폴란드, 중국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이 ESS용으로 전환됐다. ESS용 LFP 배터리 셀 ‘JF2’는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를 높인 고효율 롱셀 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며, LG는 한 단계 더 향상된 ‘JF3’ 셀 개발을 위해 전담팀을 꾸려 차세대 ESS 배터리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시장 최강자인 CATL, EVE, BYD를 품질과 가격 양 측면에서 앞지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SS 배터리 공급이 본격화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개선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셀 생산은 5월부터 시작되지만 실적 반영은 10월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협상 중인 계약까지 포함할 경우, LG의 ESS 수주 금액은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약 93%를 점유한 반면, 한국 업체들은 6%에 불과했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대규모 수주로 5년 내 국내 ESS 배터리 점유율이 20~3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LG에너지 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정체를 극복하고 ESS 시장에서 중국 강자를 뛰어넘는 전략적 전환과 기술 개발로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