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디지털 중독, 가정과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하루 7시간 넘게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들, 이제는 단순한 습관으로 보기엔 너무 심각한 수준입니다.” 대한민국 축복봉사단 김보미 단장은 청소년 디지털 중독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단장은 그동안 강의 및 일부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디지털 사용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응답자의 약 68%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답했고, 10명 중 4명은 ‘수업 시간 중에도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은 이제 아이들에게 단순한 정보 기기가 아니라, 불안과 외로움을 달래는 감정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용 패턴은 청소년기의 자기조절력과 집중력, 정서 안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상담심리전문가 최수안 박사도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어려워하며, 이를 제한하면 불안 증세나 분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 박사는 최근 상담한 한 사례를 언급하며, “고1 남학생의 경우, 틱톡과 모바일 게임에 중독돼 하루 10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했으며, 부모의 통제에 강한 저항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충동조절 능력의 문제이자, 심리적 결핍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가정만의 몫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수원대학교 이택호 교수는 청소년 디지털 중독 예방 교육의 체계적인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일부 중·고등학교에서 시범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수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있습니다. 디지털 중독 예방 교육은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자기조절력, 감정 인식 교육과 통합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스스로 사용하는 이유를 인식하게 하고 ‘목적 있는 사용’과 ‘건강한 사용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디지털 자가 진단표’, ‘디지털 일기 쓰기’, ‘SNS 감정 분석 활동’ 등을 제안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 김보미 단장은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손잡고 지역 기반의 디지털 중독 예방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펼쳐야 하며, 지역 아동센터나 청소년 문화센터에서도 관련 교육을 상시로 제공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수안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하지 마’라고 말하기 전에, 왜 그들이 그 화면 속으로 들어가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게 만드는 건 단속이 아니라, 그보다 더 따뜻하고 의미 있는 현실 세계의 연결입니다.”
디지털 시대, 진짜 연결은 ‘화면 너머’에 있습니다
청소년 디지털 중독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집단적 과제다.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기기는 이제 아이들의 일상은 물론 사고방식과 감정 반응까지 바꾸고 있다. 그러나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그저 지나가는 시기’로 치부해버린다면, 우리는 아이들이 처한 위기를 외면하는 셈이 된다.
무조건적인 금지나 통제보다는, 이해와 공감, 그리고 실질적인 교육과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대화와 공감으로 아이들의 디지털 사용 습관을 함께 조율해야 하며, 학교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 감정 조절과 자기통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예방 중심의 정책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지역사회 기반의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먼저 실천하는 변화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는 것, 가족 간의 하루 대화 시간을 늘리는 것, 이 작은 실천이야말로 디지털 중독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백신’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 진짜 연결은 화면 속이 아니라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