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으로 인한 달러와 국채의 동반 하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달러와 국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결과로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기축 통화인 달러의 가치 또한 하락하면서 미국이 더 이상 안전한 투자처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1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한때 99.01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2023년 7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진 수치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는 9.4% 이상 하락했으며, 이날 장중에는 3.8% 떨어져 2022년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반면 유로와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유로당 달러 환율은 1.1381달러로 급등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150엔 선에서 거래되던 엔화는 현재 143엔대로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는 달러의 약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국채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4.448%로 상승했으며, 이는 국채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최근 관세 전쟁 우려와 안전 자산 선호가 얽히면서 금리가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 공식이 깨졌다.
안전 자산으로서의 미국 달러 신뢰도 감소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 시키고, 결국 미국 경제의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채와 달러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노무라홀딩스의 전략가는 “미국 국채와 달러 가치 하락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임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과거 몇 년 동안 다른 국가들보다 빠른 성장과 기술 발전으로 '미국 예외주의'를 누려왔으나, 이제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안전하지 않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달러는 역사적으로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찾는 자산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계속되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 11일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448%로 오르며, 달러 가치는 3%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에버코어ISI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 달러 자산의 매력이 높아져 달러 가치가 상승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미 재무장관은 최근 급격한 미 국채 투매 사태에 대해 “정상적인 디레버리징”이라고 언급하며, 시장의 불안감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관세율의 변화와 비상식적인 관세 계산 방식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경기 침체 가능성 또한 달러의 신뢰도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재정적자율은 GDP 대비 124%에 달하며, 이는 OECD 회원국 중 일본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높은 성장세와 지속적인 달러 자산 매수세 덕분에 안전 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의 미국 경제 전망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 예외주의'가 곧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무역 정책이 국내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JP모간체이스는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60%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에버코어ISI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러스 모멘트’를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22년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감세안을 발표한 후 헤지펀드들이 영국 국채를 대규모 매도하면서 파운드화가 폭락한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 경제도 침체에 접어들 경우 대규모 재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달러에서 유출된 자금은 금과 스위스프랑 등 대체 안전 자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금 현물 가격은 4% 상승하며 트로이온스당 322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스위스프랑의 달러 대비 가치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세계 무역 결제에서 달러의 비중이 80%를 넘는 만큼, 기축 통화인 달러를 대체할 자산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