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 수출기업을 옥죄는 해외 기술규제에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양 기관은 지난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 참석해 다자 및 양자 협의를 진행, 우리 기업의 수출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 논의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총 6건의 기술규제를 ‘특정무역현안(STC, Specific Trade Concern)’으로 공식 제기했다. 제기된 사안은 ▴유럽연합(EU)의 외부전원공급장치 규정(안), ▴불소화온실가스(F-GAS) 규정, ▴배터리 관련 규정, ▴인도의 디지털TV 위성방송 수신기 인증제도, ▴중국의 화장품 관리조례, ▴중국 의료기기 감독관리조례 등이다.
특히 유럽연합의 환경 관련 규정은 친환경 정책을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 기준이 모호하고 시행 시점이 촉박해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인도와 중국 역시 기술적 기준이나 인증제도가 자국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정부는 이번 TBT 위원회에서 유럽연합,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 주요 무역 파트너국들과의 양자 협의도 병행하며 규제 완화를 위한 실질적 접근을 시도했다. 협의 과정에서 한국 측은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구체적인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규제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번 위원회에서의 논의 내용을 관련 산업계와 공유하고, 앞으로도 규제 대응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기술규제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해외기술규제대응정보시스템(KnowTBT)’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KnowTBT는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해외 기술규제 대응 플랫폼으로, 각국의 기술표준과 인증 제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기업 애로사항 접수 및 대응 사례를 공유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정부는 이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신속한 대응을 유도하고, 필요한 경우 양자 협의나 국제기구를 통한 해결까지 연계할 방침이다.
정부가 WTO TBT 위원회를 통해 국제적으로 과도한 기술규제를 공식 문제로 제기하면서 수출 기업의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연합, 인도,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규제에 대한 양자 협의가 병행되며,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KnowTBT 시스템을 통해 중소기업도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기술규제 대응 역량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WTO TBT 위원회 참석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국제 무대에서 한국 수출기업의 입장을 정당하게 주장하고 실질적 규제 개선을 유도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향후 정부의 지속적인 대응과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질 경우, 글로벌 기술장벽은 충분히 넘을 수 있는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