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등은 늘 비즈니스의 일부다. 경쟁과 이해충돌이 일상인 기업 환경 속에서, 동양 고전에서 비롯된 한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래한 ‘보원이덕(報怨以德)’이다.
‘원한을 덕으로 갚는다’는 이 철학은 이제 단순한 인문학적 교훈을 넘어, 현대 기업들이 채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윤을 넘는 사람과 신뢰 중심의 대응 전략은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원이덕(報怨以德)’은 갈등에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덕으로 감싸 안는 태도를 말한다. 이는 단순한 윤리적 이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조직 신뢰와 평판을 구축하는 실용적 접근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 철학을 실천한 기업들은 갈등을 기회로 바꾸며 더 단단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냈다.
국내 소셜벤처 트리플래닛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나무를 심는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초기에는 일부 환경 단체로부터 ‘상업적 그린워싱’이라는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트리플래닛은 이를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반박이나 침묵 대신, 해당 단체와의 대화를 요청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나아가 수익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비판의 내용을 적극 수용했다. 그 결과, 갈등은 협력 관계로 전환되었으며, 트리플래닛은 더욱 신뢰받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우리는 반대를 불편한 ‘비난’이 아닌,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트리플래닛의 대표는 그렇게 말했다. 반감을 포용력으로 받아들인 자세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명확히 보여준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덴마크의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노르만 코펜하겐(Normann Copenhagen)은 제품 라인의 일부가 ‘과도하게 실험적’이라는 고객 및 디자이너 그룹의 지적을 받자, 이에 대해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대신, 고객 의견을 반영해 해당 제품군을 리디자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한 고객들을 초청해 새로운 컬렉션 사전 리뷰와 피드백 세션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 성장의 일원이 되었고, 기업은 신뢰와 충성도를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불만을 열린 자세로 수용하고, 덕으로 되갚은 대응은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넘어, 기업 철학의 깊이를 사회와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원이덕(報怨以德)’’의 지혜는 이처럼 갈등 상황에서 ‘관계 회복의 기회’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적대적 대응 대신, 상호 이해와 포용의 리더십은 조직문화에도 긍정적 파장을 미친다. 감정이 아닌 신뢰로 문제를 대하는 조직은 더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갖추게 되며, 위기 대응력도 강해진다.
또한 이러한 철학은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평판을 중시하는 전략적 사고로 이어진다. 한 번의 분쟁을 성의 있게 수용하고 해결한 기업은, 신뢰 자산이라는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축적하게 된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훨씬 강력하고 오래가는 가치다.
결국, ‘보원이덕(報怨以德)’은 단순히 이상적 윤리로 그치는 철학이 아니다. 현대 기업이 신뢰와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강력한 문화이자 전략이다. 불만과 오해는 비즈니스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기업의 품격을 결정한다.
노자의 지혜처럼, 원망을 덕으로 되갚는 태도를 실천하는 기업은 단지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라,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한다.
지금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이익 중심의 전략’만으로, 우리는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는가. 이제는 따뜻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