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구차하게 피하려 하지 말라.”
수천 년 전 유학 경전에서 유래한 이 문장은 오늘날에도 경영, 조직,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로 통합니다. 위기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태도는 기업의 신뢰를 지키고,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자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정면 돌파’는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브랜드 생존 전략이 되어야만 합니다.
마리몬드. 의미로 시작한 브랜드의 용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Marimond). 이 브랜드는 ‘아름다움과 존엄을 위한 연대’라는 슬로건 아래, 제품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담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왔습니다.
하지만 2019년, 일부 디자인 권리와 브랜드 진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는 민감한 상황이었죠. 그때 마리몬드는 침묵하거나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대표가 직접 나서서 입장을 밝히고,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을 위한 개방형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기업은 투명경영 시스템을 강화하며, 자신이 내세운 철학과 가치에 다시 그 책임을 다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단기적인 타격은 있었지만, 마리몬드를 단순한 '굿즈 기업'이 아닌, 의미를 지키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했습니다.
Tony’s Chocolonely. 완벽하지 않지만, 도망치지 않는다
네덜란드의 중소 초콜릿 브랜드 Tony’s Chocolonely는 ‘노예 노동 없는 초콜릿’을 지향하는 윤리적 기업입니다. 아프리카 코코아 농장의 아동 노동과 불공정 무역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이를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공급망 개혁에 앞장서 왔습니다. 그러던 중 2021년, 자사 공급망 일부가 완전한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외부 지적이 제기되었습니다.
많은 기업이 숨기거나 무시했을 문제를, Tony’s는 공식 성명을 통해 공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 진솔한 태도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했고, Tony’s는 이후 더 많은 가치 소비자를 확보하며 글로벌 친환경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고전이 말하는 진짜 경영 전략, “임난무구면(臨難毋苟免)”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태도는,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외 중소기업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점도 바로 이 지점이다. 자금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전환하는 리더십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다.
고전 『예기(禮記)』에 실린 "임난무구면(臨難毋苟免)"이라는 문장은 이러한 태도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준다.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구차하게 피하려 하지 말라"는 뜻을 지닌 이 문장은, 단순한 윤리적 교훈을 넘어 오늘날 기업 경영에도 적용 가능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이 고전적 문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진정성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침묵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빠르고 투명한 소통이 오히려 더 강력한 신뢰를 만든다. 소비자나 이해관계자들은 완벽함보다 솔직함에 더 큰 가치를 두며, 진정성 있는 대응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다시 쌓아가게 된다.
둘째는 가치 중심의 경영 철학이다.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기업이 추구하는 철학과 신념을 지키려는 노력이 장기적인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철학은 위기 상황에서도 일관된 행동을 가능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 공급자를 넘어 하나의 신념과 문화를 전달하는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셋째는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용기다. 기업은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태도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가 책임 있는 조직임을 확인하고, 오히려 더 깊은 신뢰를 갖게 된다.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자세는 완벽보다 더 큰 설득력을 지닌다.
“임난무구면(臨難毋苟免)”’이라는 고전의 한 구절은 이처럼 오늘날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간결하면서도 강력하게 제시한다. 위기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문제를 직시하며 책임을 다하는 태도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전략이다. 진정한 신뢰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면, 이제는 회피보다 정면 돌파가 필요한 시대다.
“임난무구면(臨難毋苟免)”이라는 고전 속 문장은 오늘날에도 살아 있습니다.
위기를 맞이했을 때, 도망치지 않고 마주할 줄 아는 리더십과 조직은 결국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기회를 만들어냅니다.
중소기업이라도, 아니 오히려 중소기업이기에 더 빛나는 ‘정면 돌파의 힘’.
바로 지금, 우리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용기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