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량 안보의 위기, 쌀 대체 작물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식탁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곡물은 여전히 쌀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와 국제 곡물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쌀 중심의 식량 정책만으로는 식량 안보를 지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식량자급률은 40.2%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은 1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밀과 콩의 자급률은 각각 0.8%, 6.5% 수준으로 여전히 매우 낮아, 우리 식량 공급망의 상당 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국제 정세에 따라 곡물 가격이 급등락할 때마다 한국의 식탁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 밀 가격이 급등하며 많은 국가가 식량 공급망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밀과 콩의 국내 생산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농업경영교육 전문가인 수원대 이택호 교수는 이에 대해 “쌀 중심의 농업 구조에서 벗어나 밀과 콩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국산 밀과 콩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식량 안보 확보뿐만 아니라 농가 소득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콩과 밀, 경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잡다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제성을 고려할 때, 콩과 밀은 쌀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 첫째, 기후 변화에 강하다. 밀은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콩은 질소 고정 능력이 있어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 다양한 산업적 활용이 가능하다. 밀은 밀가루뿐만 아니라 각종 가공식품과 제빵 산업의 필수 원료이며, 콩은 두부, 두유, 식용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이택호 교수는 “세계적으로 대체 단백질 산업이 성장하면서 콩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식물성 단백질 기반의 대체육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산 콩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밀 역시 최근 ‘로컬푸드’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국산 밀을 활용한 빵과 면류의 인기가 상승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콩과 밀은 비교적 낮은 생산 비용으로도 넓은 경작지가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즉, 쌀 농가가 콩과 밀로 전환할 경우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농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국산 밀·콩 확대, 정책적 지원 강화가 핵심
정부가 국산 밀과 콩 생산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농가의 재배 전환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술 지원, 가격 보장, 가공 산업 연계, 친환경 농업 지원 등 보다 체계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밀 산업 육성법’을 통해 국산 밀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산 콩 자급률 확대 정책’을 통해 콩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들이 기존 쌀 농사에서 밀과 콩으로 쉽게 전환하기에는 여전히 여러 제약이 따르고 있다.
기술 지원 및 교육 강화가 전환의 핵심
밀과 콩 재배는 쌀 농사와 재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농가가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기술 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최적의 재배법을 전수하고, 작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수매 제도 및 가격 보장 안정화 필요
농가가 안정적으로 밀과 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수매 제도 확대와 가격 보장 정책이 중요하다. 쌀과 마찬가지로 일정량을 정부가 수매하여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경우, 농민들의 재배 전환이 더욱 원활해질 수 있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면 농가들이 새로운 작물로의 전환을 망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공 산업과 연계한 소비 시장 확대
국산 밀과 콩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식품 제조업체 및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국산 밀을 활용한 빵과 면류, 국산 콩을 원료로 한 두부·두유·식용유 등의 제품 개발을 적극 장려해야 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한 국산 밀·콩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친환경 농업 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 유도
밀과 콩은 탄소 배출량이 적고,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친환경 인증 지원과 탄소 저감형 농업 보조금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유도해야 한다. 친환경 농업이 활성화되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국산 농산물의 경쟁력도 함께 강화될 수 있다.
이택호 수원대 농업경영교육 전문가는 “농가가 밀과 콩 재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판로 확보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특히 국산 밀·콩이 안정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산 밀과 콩 확대는 단순한 농업 정책의 변화가 아닌 대한민국의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농가 소득을 안정시키는 핵심 과제다. 정부와 농가, 유통업계, 소비자가 함께 협력해 국산 밀과 콩을 보다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마케팅 활성화가 농가 소득 증가의 핵심
이택호 교수는 또한, 쌀 대체 작물로서 콩과 밀의 확대가 성공하려면 ‘판매(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량이 늘어도 판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농가 소득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소비자들에게 국산 밀과 콩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유통망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 등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이며, 농업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판촉 행사나 브랜드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소비자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며 “국산 밀과 콩이 단순한 수입 대체 작물이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는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위한 변화, 콩과 밀로 시작해야 한다
이제 한국 농업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쌀 중심의 농업 구조에서 벗어나 밀과 콩을 전략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식량 안보뿐만 아니라 농가 소득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콩과 밀 재배 확대는 단순한 작물 전환이 아니라, 대한민국 농업이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택호 교수는 마지막으로 “쌀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콩과 밀이다”라며 “정부와 농민, 소비자가 함께 힘을 합쳐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이택호교수]
칼럼니스트
수원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사)한국경영문화연구원 원장
농업경영교육기관 좋은세상바리기 전문교수
장수기업 전문가
변화와 혁신 및 리더의 역량강화 전문가
“죽기전에 더 늦기전에 꼭 해야 할 42가지"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