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버린 기업들
‘견리망진(見利忘眞)’은 장자가 자연에서 관찰한 현상을 통해 깨달은 지혜를 담고 있다. 사마귀는 매미를 노리는 데 집중하느라 자신이 처한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 사마귀를 노리는 새 또한 눈앞의 먹잇감에만 몰두하다가 더 큰 존재(장자)에게 위협을 받는다. 이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하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버리면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이 단기적인 수익을 극대화하려다 장기적인 기업 가치와 브랜드 신뢰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기업이 단기 실적을 높이기 위해 비윤리적인 관행을 선택하지만, 결국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몰락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렇다면 ‘견리망진(見利忘眞)’의 철학을 현대 경영에 적용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사례는 없을까? 일본과 국내의 중소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탐구해 보자.
‘장인 정신’이 만들어낸 지속 가능한 경영
일본에는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신뢰와 품질을 우선하는 기업 문화가 깊이 뿌리내려 있다. ‘100년 기업’이라는 개념이 일본에서는 낯설지 않다.
가네츠구 시게루(兼次重) –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 작은 공장의 성공
일본의 작은 공장 중 하나인 가네츠구 시게루(兼次重)는 나사 및 금속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50년대 창업 당시부터 "절대로 품질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1990년대 일본 경제가 거품 붕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도, 경쟁업체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을 희생했지만 가네츠구 시게루는 품질을 유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회사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졌고, 일본뿐만 아니라 독일과 미국의 기업들과도 장기적인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신뢰를 선택한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
도요타의 ‘카이젠(改善)’ 철학 – 작은 변화가 큰 성과로
도요타(Toyota)는 ‘카이젠(改善)’이라는 지속적인 개선 철학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직원들이 스스로 품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러한 접근법 덕분에 도요타는 자동차 업계에서 지속 가능성과 품질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08년 금융위기에도 비교적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도덕적 경영’이 만든 장기적 성공
풀무원 – ‘정직한 먹거리’ 철학으로 신뢰를 얻다
풀무원은 국내에서 ‘정직한 먹거리’를 강조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1981년 자연식품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무공해, 무방부제 원칙을 지켜왔다.
초창기에는 경쟁 업체들보다 원가가 높은 탓에 단기적인 이익을 내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은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풀무원의 신념이 결국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건강한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유한양행 – 윤리적 경영의 대명사
유한양행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는 ‘이윤보다 사회적 책임이 우선’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했다.
이 회사는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연구 개발에 집중하며,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했다. 이러한 윤리적 경영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결국 대한민국 대표 제약회사로 자리 잡았다.
견리망진(見利忘眞)의 교훈을 잊지 말자
장자가 말한 ‘견리망진(見利忘眞)’은 비단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교훈이 아니다. 기업도 눈앞의 이익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자기 자신을 잃고 몰락할 수 있다.
일본과 국내 중소기업 사례를 통해 볼 때, 장기적인 비전과 윤리적 경영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성공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이익만을 좇다가 자신을 잃어버리는 기업이 되지 않도록, 다시 한번 비즈니스의 본질을 돌아보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