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세제도는 오랫동안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월세보다 초기 비용 부담은 크지만, 거주 기간 동안 추가 월세 없이 생활할 수 있고,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전세사기 등 전세 시장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전세제도의 근본적인 개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세사기 증가, 구조적 문제 드러나
전세사기의 핵심 문제는 임대인의 재정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임차인은 집주인의 금융 상태를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하게 되며, 집주인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최근 몇 년간 허위 계약서 작성, 시세보다 높은 전세가 설정을 이용한 대규모 전세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피해자가 급증했다.
정부는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법을 시행했으나, 이는 한시적 조치에 불과했다. 올해 5월 해당 특별법의 시효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연장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원대학교 부동산학전공 노승철 교수는 "전세사기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임대인의 재정 상태를 사전에 확인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 강화 필요
전세제도를 유지하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임대인의 금융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보증금 반환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인의 신용정보를 임차인이 일정 수준 확인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세보증보험의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보험료 부담을 낮춰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제도 개편 방향과 정책적 대안
전세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려면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청년, 신혼부부 등 생애 단계별로 주거 지원책을 마련하고, 전세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5월 만료 예정인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 특별법을 연장하고, 전세사기를 방지할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확대, 임대차 계약 신고제 정착, 전세보증보험 제도 개선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전세제도의 근본적인 개편이 시급하다.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전세보증금 보호 제도를 마련해 전세사기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5월 만료되는 특별법을 연장하고, 추가 보완책을 마련해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전세제도를 보완하는 동시에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택 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