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장국집에서 국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그곳 이모님들께 무심히 제주 현지 음식을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대정고을식당을 추천해 주었다.
“거기 줄 서는 데예요. 고기국수도 맛있고요.”
하는 말에 머릿속으로 장소를 메모하며 오전 일정을 마쳤다.

바로 대정고을식당으로 향했다.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니 낯익은 노란 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이전에도 여러 번 지나갔던 길이었지만, 식당은 이제서야 나와 인연이 닿은 것이다.
가게에 들어서니 소박하고도 친근한 제주 음식점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번 제주 여행의 동행은 여섯 명. 적당히 나눠 두 테이블에 셋씩 앉았다. 메뉴를 살펴보니 돔베고기와 고기국수가 이 집의 대표 메뉴였다. 돔베고기 하나와 각자 고기국수 한 그릇씩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본찬이 나왔고, 상추와 무언가 짭조름한 젓갈이 함께 차려졌다. 상추는 돔베고기를 시킨 덕분에 나온 듯했다. 돔베고기의 돔베는 도마, 제주의 방언으로 도마 위에 고기르 얹어 나오는 것을 말한다. 제주도의 음식 문화가 도마 위에 빛깔 좋은 돼지고기 수육이 올려진 모습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웠다.

돼지고기를 상추에 싸서 마늘과 함께 쌈장에 찍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고소한 맛과 쫄깃함이 입안에 퍼졌다. 젓갈에 찍어 먹기도 하고, 김치와 곁들여 보기도 하며 돔베고기의 맛을 다양하게 즐겼다. 배가 불러올 즈음, 고기국수가 한 그릇씩 나왔다.

돔베고기처럼 고기국수에도 수육이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은 진하면서도 개운한 맛으로 순한 라면 같았다. 제주에서 먹는 국수는 늘 예상하지 못한 재미가 있다. 고기국수의 면발은 쫄깃한 편은 아니었지만, 예전 기차역 우동의 부드러운 면발과 비슷했다. 굵기는 우동과 중면 사이의 어딘가쯤.

“제주에 왔으니 고기국수는 먹어봐야지” 하며 한 그릇을 천천히 비웠다. 조금 특별한 맛을 기대했던 터라 살짝 아쉬웠지만, 여행길의 맛집에서 현지 음식 한 끼를 먹어보는 것도 그 자체로 즐거움이니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고기국수와 돔베고기로 제주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