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가들의 '제2의 나라', 세금 회피를 위한 싱가포르
최근 싱가포르가 자산가들 사이에서 '제2의 나라'로 주목 받고 있다. 상속세, 증여세, 배당 소득세 등 이른바 '3대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많은 국내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로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A씨(65)는 1,2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싱가포르 이민을 준비 중이다. 그는 아들에게 중소기업을 물려주려 했으나, 상속세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이를 포기하고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오랜 시간 힘들게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역이민 계획, 외국 이주 후 다시 한국으로
한국의 높은 상속세와 증여세는 자산가들이 해외로 떠나는 주요 원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해외에서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한 후 일정 기간 뒤 한국으로 돌아오는 '역이민'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세금 제도가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유출을 막기 위한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속세 문제로 중산층도 위협 받는 현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싱가포르로의 이민자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명에 불과했으나, 2017년부터 올해 1월까지 255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체 해외 이주 신고자의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싱가포르가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세금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수십억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를 주목하는 이유이다.
로펌에 따르면, 싱가포르로 이주하는 자산가들은 대개 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들이다. 이들은 현지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고 금융 전문가를 고용하여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한 상속 전문 변호사는 “싱가포르는 패밀리오피스 설립이 용이하고, 치안과 교육 환경이 우수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세제 혜택이 많은 홍콩과 아랍에미리트(UAE)로 이주하는 자산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UAE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고, 법인세 또한 9%로 매우 낮다. 실제로 홍콩의 이주 신고자는 2013년 2명에서 2017년 이후 242명으로 증가했다.
흥미롭게도, 해외 국적을 취득한 자산가들 중 많은 이들이 '역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 김씨(57)는 1000억원대 자산을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미국 이민을 계획하고 있으며, 10년 후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그는 “상속세가 30%만 되었어도 국내에서 세금을 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이민을 준비하는 자산가 중 70~80%가 몇 년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려 한다”며, 자산가들의 금융과 부동산 재투자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에서 상속세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상속세 과세 대상자는 1만9,944명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상속세 과세자 비율이 14%에 달하며, 중산층도 상속세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국회는 상속세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했지만, 아직 실질적인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산가들의 이동과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