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춘쳔으로 출장을 나간 일이 있었는데요,
혼자 일을 나가면 뭔가 쓸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여튼 뭐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레고랜드는 춘쳔역과 가깝더군요.
뭐 워낙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 터라
레고랜드는 그저 그림 속의 풍경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가까이서 레고랜드 간판으로 보니
그냥 막연히 꿈속의 공간 만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배고픔이 느껴져 남은 시간을 보니 한 시간 남짓.
주변엔 막국수 식당은 보였는데,
막국수에 소주 한잔 빨기는 그렇거라구요.
그래서 검색을 해보고 조금 걸었더니 이런 식당이 나왔습니다.

순대박사라... 일단 이름만으로 뭔가 자신감이 느껴지네요.

새로 지은 건물인 듯 말끔하고 널찍합니다.
반대편에도 이와 같은 공간이 더 있고
중간에 입구 공간이 있습니다.

테이블마다 이와 같은 키오스크가 있는데
입구에도 있습니다.
저는 혼자였고 입장하자마나 직원이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기를 권하더군요.

그래서 기본인 듯한 사골순대국밥과 소주 한병을 누르니
곧 브레이트타임이라 술은 안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눈을 최대한 슬프게 뜨고
아유 일 끝나고 서울 가는데 차 시간이 남아서 그런다고
조용히 먹고 가겠다고 힘빠진 소리로 얘기했더니
허락을 해줍니다.

도로 치우기 쉽게 소반에 국밥이 나왔습니다.
저도 따로 내리지 않고 그대로 먹었습니다.

그리 푸짐해 보이지는 않는 양입니다만,
뭐 소주 한병과 허기진 배 채우기에는 적당합니다.
더욱이 요즘의 저는 살이 쪄서 보는 사람마다 난리거든요.

테이블 한켠에 있는 들깨가루와 후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고추기름을 부었습니다.

특별히 양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니 있었나...
여튼 휘저으니 국물이 붉어집니다.

당면순대가 먼저 잡혔습니다.

사골국물이라 그런지 새우젓으로 기본 간을 하고 소금으로 입맛을 맞추니 고소함이 올라옵니다.

비곗살이 있는 머릿고기가 나왔습니다.
약간 질겅거리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고소하지요.

역시 머릿고기인데 뽈살 눈두덩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담백하고 육향이 가득합니다.

소창순대인데 채소가 가득 들어 있군요.
선지는 쓰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하긴 합니다만
뭔가 진득한 맛이 없어 아쉽긴 합니다.

요즘의 순댓국은 이젠 더이상 만만한 국밥은 아닙니다.
그래도 돈 만원 안짝으로 고기과 국물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순댓국만한 것이 없지요.

내장순대를 잘 안 먹는 친구가 있는데
순대 먹을 때마다 생각이 나네요.

간간히 소주를 부어 입가심을 합니다.
계속 고기만 먹으면 텁텁하기도 하고 느끼하기도 하니깐요.

순댓국에 가래떡이 들어 있네요.

대충 고기랑 순대랑 건져 먹은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밥을 말아 남은 배를 채워야지요.

밥을 말으니 국물이 더 진득해지고 국물도 구수해집니다.

더러 남은 고기도 함께 먹으면
생각지 못했던 융합의 맛이 느껴집니다.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 아닙니까.

적당히 새콤하게 익은 깍두기도 하나 얹어 먹으면 군침이 먼저 반깁니다.

생각지도 않게 고기가 계속 나오네요.
그럼 또 소주 한잔 해야지요.

순대도 나오고...

귓대기도 나오고...
시장 순댓국만틈 다양한 부위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는 나름의 콘셉트인 것 같습니다.
너무 부산물이 많으면 먹기 어려운 사람들도 많지요.
그래서 ‘순대만’ 메뉴가 따로 있는 식당도 많이 있습니다.

여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 마치고 순댓국에 소주 한병 말아먹고 나면
마무리 잘 하고 가는 기분이라 맘은 가볍습니다.
오늘 점심은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 어떻습니까.
거기에 소주 한잔이면 남은 오후가 빨리 가지 않을까요?












